시골에서 로큰롤 - 오쿠다 히데오 지음, 권영주 옮김/은행나무 |
내 청춘은 그날부터 시작되었고,
나는 로큰롤과 함께 어른이 되었다.
오쿠다 소년의 달콤새큼한 팝송 청춘기
“자유롭게 살고 싶다, 남이 안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체제와는 반대편에 서고 싶다, 소수파로 있고 싶다,
모두가 오른쪽을 보고 있을 때 나만은 왼쪽을 보고 싶다.”
제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작가의 국내 첫 출간작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남쪽으로 튀어!》 《올림픽의 몸값》을 비롯해 최근작 《나오미와 가나코》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당대의 이야기꾼’ 오쿠다 히데오의 에세이 《시골에서 로큰롤》이 출간되었다. 《시골에서 로큰롤》은 1972년부터 1977년까지 반권력 반권위가 그 무엇보다도 멋지다고 생각했던 오쿠다 히데오의 소년 시절과, 그의 위태로운 청춘기를 구원해준 록 음악을 회상하는 에세이로, 까칠한 반항기를 품고 있으면서도 가볍고 유쾌한 문체와 톡톡 튀는 유머가 돋보인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의 문예지 〈소설 야성시대〉에 연재된 에세이 16편과 2007년 〈소설 신초〉에 게재된 단편소설 〈홀리데이 히트 팝스〉를 엮은 단행본으로, 마치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좌충우돌 패기 넘치는 학창시절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펼쳐진다. 당시 최첨단 유행 패션을 따라 벨보텀 청바지를 사 입고는 갈 곳이 없어 자전거로 논길을 달리고, 여자 알몸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러 작심하고 시내까지 나가기도 하고, 난생처음 도쿄로 수학여행을 가서 숨 막히는 공해에조차 ‘과연 도쿄야’라며 감탄하기도 하는 등 순수한 시골 소년의 면모를 거침없이 보여주며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장 제목이 비틀스의 《Abbey Road》,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등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명반으로 되어 있고,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PICK UP 페이지를 따로 마련하여 작가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3장의 음반에 관한 시시콜콜한 개인적인 감상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원서와는 달리 총 64장에 달하는 각각의 음반 컬러 일러스트와 음악 전문가들의 추천사를 함께 수록하여 보다 쉬운 로큰롤 지침서로서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아직 마법에서 깨어나지 않은,
영원히 늙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청춘 찬가
방송부원이 허가하는 레코드는 한마디로 말해서 ‘시끄럽지 않은 음악’이었다. 같은 비틀스라도 〈Yesterday〉는 되고 〈I Want To Hold Your Hand〉는 아웃이다. 〈Let It Be〉의 도넛판을 들고 방송실로 가는 친구를 따라간 적이 있었다. 턴테이블에 얹어 피아노로 시작되는 도입부를 듣고 “이거라면 틀어도 되겠네”라고 말했던 방송부 2학년이 기타 솔로에 이르러 “역시 안 되겠군” 하고 냉소하며 딱지 놓았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 이런 검열에 열을 올리던 학교의 앞잡이 녀석들은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대단히 궁금한데, 분명 회사의 앞잡이로 활약 중이실 것이다.
_본문 중에서
케케묵은 가치관에 반기를 들어 어른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것이 바로 젊은이의 특권이자 의무이며 록의 정신이라면, 이 책은 그대로 ‘록 스피릿의 정수’라고 소개해도 좋을 만큼 자유를 갈망하고 동경하고 있다. 까칠하고 냉소적인 소년 오쿠다 히데오는 ‘절대 금지’인 것만 넘쳐나는 학교가 싫었고, 겉만 번드르르하게 말하는 어른을 경멸했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청소년기를 지탱해 준 것은 음악, 그중에서도 록이었다. 음악은 우리 마음의 대변자로, 청춘의 한가운데, 초조해하고, 주저하고, 상처받고, 우왕좌왕하는 그런 풋내 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듣는 이를 위로해주었다. 음악의 세계에 발을 담근 그는 ‘대체 뭘 위한 공부인가. 좋은 대학 가서 좋은 회사 취직하고 그럼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는 건가. 넥타이 매고 만원 전철에 갇혀서 회사에 가면 윗사람에게 머리나 숙이고, 난 그런 인생은 살기 싫다’는 심각한 고뇌에 빠져 잠 못 이루는 수많은 밤을 보냈다.
솔직하고 엉뚱한, 때로는 치기 어린 오쿠다 히데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잊고 지내던 진짜 나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즉《시골에서 로큰롤》은 1970년대 당시 로큰롤이 선사한 젊음의 마법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영원히 늙고 싶지 않은 모든 어른들과, 녹록지 않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청춘 찬가이다.
“록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작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 따위 바라지 않는다. 그런 것은 나와 어울리지도 않거니와 또 귀찮을 것 같다. 그럼 일부 열광적인 팬을 거느린 컬트 작가가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어느 정도는 팔리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러다가 자신을 뮤지션에 견주어 상상해보니, 스틸리 댄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본문 중에서
1977년, 작가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에 이르면 록의 황금 시절이 저물기 시작한다.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약 6년간 실시간으로 함께 했던 록은 평생의 자양분으로 남았고, 결국 오쿠다 히데오를 작가라는 길로 인도했다. 특히 마지막으로 열광했던 스틸리 댄의 음악은 작가로서의 포지션을 정할 때 중요한 지침이 되었다. 결코 대중적인 존재는 아니었지만 빼어난 음악으로 발표하는 앨범마다 다수에게 어필하는 이상적 영토를 굴착한 스틸리 댄의 길을 걷고자 했던 것이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지금처럼 고단한 시대에는 언제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신만의 안식처가 필요하다. 오쿠다 히데오에게는 록이 그 역할을 하였지만, 비단 록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혹 이 한 권의 책이 안식처가 될 수도, 이 책을 통하여 새로운 안식처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로큰롤과 함께 어른이 되었다.
오쿠다 소년의 달콤새큼한 팝송 청춘기
“자유롭게 살고 싶다, 남이 안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체제와는 반대편에 서고 싶다, 소수파로 있고 싶다,
모두가 오른쪽을 보고 있을 때 나만은 왼쪽을 보고 싶다.”
제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작가의 국내 첫 출간작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남쪽으로 튀어!》 《올림픽의 몸값》을 비롯해 최근작 《나오미와 가나코》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당대의 이야기꾼’ 오쿠다 히데오의 에세이 《시골에서 로큰롤》이 출간되었다. 《시골에서 로큰롤》은 1972년부터 1977년까지 반권력 반권위가 그 무엇보다도 멋지다고 생각했던 오쿠다 히데오의 소년 시절과, 그의 위태로운 청춘기를 구원해준 록 음악을 회상하는 에세이로, 까칠한 반항기를 품고 있으면서도 가볍고 유쾌한 문체와 톡톡 튀는 유머가 돋보인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의 문예지 〈소설 야성시대〉에 연재된 에세이 16편과 2007년 〈소설 신초〉에 게재된 단편소설 〈홀리데이 히트 팝스〉를 엮은 단행본으로, 마치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좌충우돌 패기 넘치는 학창시절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펼쳐진다. 당시 최첨단 유행 패션을 따라 벨보텀 청바지를 사 입고는 갈 곳이 없어 자전거로 논길을 달리고, 여자 알몸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러 작심하고 시내까지 나가기도 하고, 난생처음 도쿄로 수학여행을 가서 숨 막히는 공해에조차 ‘과연 도쿄야’라며 감탄하기도 하는 등 순수한 시골 소년의 면모를 거침없이 보여주며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장 제목이 비틀스의 《Abbey Road》,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등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명반으로 되어 있고,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PICK UP 페이지를 따로 마련하여 작가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3장의 음반에 관한 시시콜콜한 개인적인 감상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원서와는 달리 총 64장에 달하는 각각의 음반 컬러 일러스트와 음악 전문가들의 추천사를 함께 수록하여 보다 쉬운 로큰롤 지침서로서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아직 마법에서 깨어나지 않은,
영원히 늙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청춘 찬가
방송부원이 허가하는 레코드는 한마디로 말해서 ‘시끄럽지 않은 음악’이었다. 같은 비틀스라도 〈Yesterday〉는 되고 〈I Want To Hold Your Hand〉는 아웃이다. 〈Let It Be〉의 도넛판을 들고 방송실로 가는 친구를 따라간 적이 있었다. 턴테이블에 얹어 피아노로 시작되는 도입부를 듣고 “이거라면 틀어도 되겠네”라고 말했던 방송부 2학년이 기타 솔로에 이르러 “역시 안 되겠군” 하고 냉소하며 딱지 놓았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 이런 검열에 열을 올리던 학교의 앞잡이 녀석들은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대단히 궁금한데, 분명 회사의 앞잡이로 활약 중이실 것이다.
_본문 중에서
케케묵은 가치관에 반기를 들어 어른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것이 바로 젊은이의 특권이자 의무이며 록의 정신이라면, 이 책은 그대로 ‘록 스피릿의 정수’라고 소개해도 좋을 만큼 자유를 갈망하고 동경하고 있다. 까칠하고 냉소적인 소년 오쿠다 히데오는 ‘절대 금지’인 것만 넘쳐나는 학교가 싫었고, 겉만 번드르르하게 말하는 어른을 경멸했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청소년기를 지탱해 준 것은 음악, 그중에서도 록이었다. 음악은 우리 마음의 대변자로, 청춘의 한가운데, 초조해하고, 주저하고, 상처받고, 우왕좌왕하는 그런 풋내 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듣는 이를 위로해주었다. 음악의 세계에 발을 담근 그는 ‘대체 뭘 위한 공부인가. 좋은 대학 가서 좋은 회사 취직하고 그럼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는 건가. 넥타이 매고 만원 전철에 갇혀서 회사에 가면 윗사람에게 머리나 숙이고, 난 그런 인생은 살기 싫다’는 심각한 고뇌에 빠져 잠 못 이루는 수많은 밤을 보냈다.
솔직하고 엉뚱한, 때로는 치기 어린 오쿠다 히데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잊고 지내던 진짜 나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즉《시골에서 로큰롤》은 1970년대 당시 로큰롤이 선사한 젊음의 마법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영원히 늙고 싶지 않은 모든 어른들과, 녹록지 않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청춘 찬가이다.
“록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작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 따위 바라지 않는다. 그런 것은 나와 어울리지도 않거니와 또 귀찮을 것 같다. 그럼 일부 열광적인 팬을 거느린 컬트 작가가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어느 정도는 팔리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러다가 자신을 뮤지션에 견주어 상상해보니, 스틸리 댄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본문 중에서
1977년, 작가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에 이르면 록의 황금 시절이 저물기 시작한다.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약 6년간 실시간으로 함께 했던 록은 평생의 자양분으로 남았고, 결국 오쿠다 히데오를 작가라는 길로 인도했다. 특히 마지막으로 열광했던 스틸리 댄의 음악은 작가로서의 포지션을 정할 때 중요한 지침이 되었다. 결코 대중적인 존재는 아니었지만 빼어난 음악으로 발표하는 앨범마다 다수에게 어필하는 이상적 영토를 굴착한 스틸리 댄의 길을 걷고자 했던 것이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지금처럼 고단한 시대에는 언제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신만의 안식처가 필요하다. 오쿠다 히데오에게는 록이 그 역할을 하였지만, 비단 록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혹 이 한 권의 책이 안식처가 될 수도, 이 책을 통하여 새로운 안식처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