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4

하버드 경영학 수업- 까칠한 저널리스트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분투기

하버드 경영학 수업 - 10점
필립 델브스 브러턴 지음, 조윤정 옮김/어크로스
“하버드 MBA 강의 노트와 일기를 통째로 빌려 읽는 느낌이다”

* 베스트셀러 《장사의 시대》 저자의 대표작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파이낸셜 타임스, USA 투데이 올해의 비즈니스북(2008)


마이클 포터 교수에게 직접 전략에 관한 강의를 듣는다면 어떨까? 각국의 정상들이 자발적으로 특강을 하러 오고, 금융계와 유명 대기업의 대표와 임원 자리에 수많은 동문들이 자리 잡고 있는 학교. 자본주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역사가 오래된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를 한다면 인생이 달라지지 않을까?
경영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꿈의 학교가 있다면 바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일 것이다. 여기, 기사 쓰기가 너무 지겨워서 그리고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한 경력 10년차의 신문기자가 있다. 옥스퍼드에서 로마 시대 고전을 전공했고 신문사에서 기사를 쓴 것이 경력의 전부다. 휴가차 하버드 MBA를 따러 온 금융천재들 사이에서 경영학 무식자인데다 반골 기질이 가득한 까칠한 저널리스트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무사하게 졸업하고 인생을 바꿔줄 완벽한 직장을 구할 수 있을까?
베스트셀러 《장사의 시대》 저자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필립 델브스 브러턴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졸업 후 이 책을 썼고 일약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재학생의 강의 노트와 일기를 통째로 빌려 읽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은 자본주의의 신전이라고 불리는 이 학교의 장점과 약점, 그리고 학생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은 초급 독자에게, MBA 진학을 준비하는 이에게, 미국 금융계와 산업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저자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관한 회고와 기록인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탐색하는 독자들에게 세속적 욕망과 인생의 이상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점검할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1.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무엇을 가르칠까?
- ‘경영학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워가는 한 저널리스트의 생생한 강의 노트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로마 시대 고전을 공부했고, 이후 저널리스트로 10년의 삶을 살았다. 워드 프로그램 말고는 파워포인트도 엑셀 프로그램도 다뤄 본 적 없고, 물론 회사에서 비즈니스를 경험한 적도 자신의 사업을 한 적도 없다. ‘기회비용’의 개념조차 모르던, 한마디로 경영학 무식자. 그런 그가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고 휴가차 MBA를 따러온 비즈니스 엘리트들인 동기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이 책은 이런 초보 경영학도의 솔직하고 생생한 강의 노트다. ‘경영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던’ 저자, 하지만 전직 기자답게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자신이 공부하고 경영학 수업에서 들은 바를 정리했다. 외계어 같은 다양한 전문용어들도 초심자의 입장에서 개념을 정리하고 교수들이 강조한 핵심 내용도 빠트리지 않는다. 현장감 넘치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전하는 수업의 분위기와 학생들과 교수가 주고받은 질의응답, 저자 자신의 의견도 독자들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다양한 강의를 이해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준다.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교수나 마이클 포터와 같은 경영학 대가의 명강의, 그리고 워렌 버핏 등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방문한 명사들과 졸업생들이며 현직 금융권과 기업체의 리더들의 특강을 읽는 재미도 크다.
이런 수업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거친 500여 건의 사례 연구, 조별 스터디들을 거치며 경영학 초보였던 저자는 조금씩 단련된다. 숫자로 생각하고, 기업과 세상을 경영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진다. ‘미꾸라지처럼 붙잡기 힘든 리스크’, 멀미가 날 것 같은 회계와 파이낸스 과목의 언어들, 조직과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십과 조직행동에 관해 배워나가며 그가 얻은 것은 ‘경영학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언어’였다. 경영학 초보였던 저자에게 “비즈니스는 더 이상 무미건조한 사실과 인물들의 나열이 아니라 재미난 드라마”가 된 것이다.

2.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공부벌레들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즈니스 스쿨의 생활에 관한 생생한 지상 중계


이 책은 저자와 함께 입학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생들이 보낸 2년 동안의 학교생활 이야기이다. 저자는 사례 연구와 콜드 콜(cold call, 수업 시간에 교수가 학생을 지명해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 것을 가리키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용어), 교수들의 강의와 시험, 취업과 졸업까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일상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유치하고 어이없었던 신입생 환영 파티, 조별 과제를 하며 겪게 된 다양한 인간 군상과 갈등, 날선 토론과 때로는 악의적인 조롱이 난무했던 수업 현장의 풍경, ‘학생들을 학교의 제품으로 생각하는’ 오만한 학교 당국의 정책, 하계 인턴 구직과정과 취업 시즌을 거치며 겪게 되는 저자 자신의 갈등과 경험, 전직 군인부터 벤처 캐피털리스트까지 다양한 배경의 동기생들의 이야기가 과거 인기 드라마였던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을 보는 것처럼 펼쳐진다.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줄 것 같았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입학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비즈니스 엘리트의 신분증, 하버드 MBA만 얻으면 성공의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 같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엄청난 학습량을 감당해야 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사례 연구 파일을 벽으로 던지며 괴성을 질러야 했다. 비즈니스 경험이 없는데다 전직 저널리스트 출신의 나이 많은 늦깎이 졸업생을 원하는 멋진 직장은 없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입학을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연봉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대부분의 동기생들에게 때로는 휩쓸리고 때로는 반감을 가지는 저자의 방황이 솔직하고 생생하게 묘사된다. 구글 입사를 시도하고, 창업을 시도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하버드 MBA가 성공의 자격증이 될 것이라는 독자들의 순진한 생각을 배신한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공부 천재이며 장차 비즈니스 엘리트가 될 이들의 민낯, 입학에서 졸업까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생이 겪게 되는 모든 학사 과정,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모든 성취와 모든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3. 내가 하버드에서 배운 것들, 그리고 배울 수 없었던 것들
- 우리 시대 초일류 비즈니스 엘리트들의 민낯과 그늘


“이 책은 높은 벽을 넘어 경영학의 대가들이 사는 세계로 들어가기만 한다면 더 나은 현실을 발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경고의 메시지다.” - <뉴욕타임스>

이 책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당신의 인생을 성공으로는 이끌어 준다고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생활과 경험을 반추하며 하버드에서 배운 것과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정리한다. 비즈니스의 언어를 이해하고, 자신의 시간과 돈에 대한 통제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만족한다. 하지만 동시에 자본주의의 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교육기관이 뿜어내는 욕망, 그리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리더’를 길러낸다는 지나친 야망과 자부심이 어떻게 많은 것을 망치고 있는지, 이 학교의 한계와 그늘이 무엇인지에 대한 비판과 성찰을 동시에 수행한다.
취업과 동시에 2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어도 ‘실패자’가 되는 세계. 남들이 부러워하는 최고의 대학원을 다니고 있으면서도 시간과 경험, 무언가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학생들은 두려워한다. 창업을 하거나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보다는 엄청난 돈을 주무르는 금융회사로의 취직이 모든 것인 학생들이 뿜어내는 욕망의 열기들. 연봉을 많이 받는 대신 가족과 함께 생활할 시간을 당연한 듯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의 모습,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는 세계로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이들을 보며 저자는 갈등한다. 자신의 삶(돈에서나 시간에서나)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들어왔던 학교에서 목격한 엘리트들의 민낯의 욕망들과 그리고 그 흐름에 빠져 허우적대는 자신을 돌아보며 하버드가 자신에게 가르쳐줬던 것들과 그 속에서 잃어버리게 되는 것, 그리고 배울 수 없는 것에 대한 저자의 성찰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