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4

표심의 역습 - 빈부, 세대, 지역, 이념을 통해 새로 그리는 유권자 지도

표심의 역습 - 10점
이현우 외 지음/책담

왜 집값이 비싼 동네일수록 투표율이 높을까?
북한과 미국이 경기를 하면 20대는 왜 미국을 더 응원할까?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헬조선… 양극화는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까?
50대 초반과 50대 후반의 정치 성향이 서로 다른 이유는?
충청지역은 왜 여당과 야당의 격전지가 되는 걸까?
무당파는 과연 중도일까?

우리 자신도 몰랐던 진짜 표심(票心) 이야기
5차례에 걸친 대학, 언론사, 여론조사기관의 공동조사기획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 우리는 유권자로서의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 《표심의 역습》은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하던 질문들에 답하고 있다. 내일신문사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팀이 기획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자료가 바탕이 되었으며, 2014년부터 2015년 동안 5차례에 걸쳐 얻은 이 결과물은 조사의 정확성, 사회적 신뢰도, 보도 영역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아 한국조사연구학회가 제정한 한국조사보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정치전문가가 피상적이고 주관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실증적 자료로 검토된 것들이며 저자들이 수차례 회의를 통해 얻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 유권자들의 변화된 의식을 세대, 지역, 계층, 이념으로 나누어 심층 분석함으로써 혼란스러운 여론조사 결과들과 해석들 사이에서 좀 더 밀도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이다. 정당, 선거, 언론, 학계 등의 정치정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보다 폭넓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오늘날의 시대적 분위기와 정치 민심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은 한국 정치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정치인들이 국민을 더욱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의 정치의식과 태도가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1987년 민주화 초기에 나타났던 국민의 정치 행태가 여전하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장을 다루는 언론에서도 유권자 태도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을 통해 정치인들과 선거기획자들은 국민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국민들은 그동안 대충 넘겨짚었던 스스로의 정치 행태를 보다 객관적이고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 유권자 정치 지형의 현재적 변화를 읽기 위한 아주 특별한 지표가 될 책이다.

세대, 지역, 계층, 이념
4가지 키워드를 통해 변화하는 정치 민심을 측정하다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축을 중심으로 내용을 총 5장으로 구성했다. 무엇보다 기존과 달리 새롭게 세대 구분을 시도한 점이 눈에 띈다. 일반적인 10세 구분을 따르지 않고, 청년기에 어떤 사회적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며 한국의 정치세대적 특징을 반영하고자 했다. 단, 책에서 언급되는 나이는 이 연구가 이루어진 2015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1장에서는 ‘세대’를 중심 주제로 잡았다. 보수당이 환영하는 것처럼 정말로 20대가 보수화되었는지를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로 분석해보았다. 또한 선거에서 주목받고 있는 386세대는 현재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부모와 자식 세대가 연금과 일자리 문제를 두고 각각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살펴보고, 50대 초반과 후반이 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갖게 되었는지도 생각해보았다. 특히 이 책에서 새롭게 명명한 IMF세대(2015년 기준 37~42세)의 진보성을 언급한 부분은 꽤 흥미롭다.
2장에서는 한국 정치의 독특한 문화가 된 지역주의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과거와 달리 ‘우리도 대통령 한번 내보자’는 충청 민심의 변화, 아픈 역사 때문에 쉽게 다른 정당으로 선택지를 옮길 수 없는 호남민들의 고민, TK와 PK로 나뉘어지는 영남의 지역정서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았다. 이와 함께 한국 지역정당의 실체와 지역투표라는 해석의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3장에서는 계층, 특히 사회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야기하는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계층의 문제가 정치적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계층이 정치의식과 태도를 규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면서 계층과 정치 태도의 연관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집의 소유 여부와 소득 수준이 어떤 변수로 작용하는지도 보았다. 나아가 증세와 복지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도 함께 짚어보았다.
4장에서는 전통적인 갈등 축인 이념을 주제로 했다. 먼저 한국의 보수는 누구이고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북한 이슈가 아직도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핵심 주제인지, 성장과 복지 중에서 국민은 무엇을 더 원하는지, 박근혜 정부 들어 이념의 양극화, 보수의 극단화가 얼마나 더 진행되었는지 분석해보았다. 이념을 진보와 보수가 아닌 ‘좌’, ‘우’라는 개념으로 구분할 때, 진보가 ‘좌’로 호명되길 꺼리고 있다는 사실이 설문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결국 정치와 정당, 정치인을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각에 대해 살펴보았다. 국민은 미래 정치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으며 어떤 정치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그리고 지지정당이 없다고 말하는 무당파는 과연 중도층인지, 그들의 특징은 무엇이고, 현 정부에 어떤 태도를 지녔는지도 구체적으로 짚어보았다.
각 장에는 뒤에 칼럼을 실어 한국 정치에 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정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총론적 입장에서 조망해보았다. 세부 내용을 이해한 후 전체를 요약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