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안정제 - 김동영.김병수 지음/달 |
“누구나 살고 싶어서 아프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작가 김동영과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
7년간의 대화를 진료실 밖으로 꺼내다
“지난여름 나는 계속 아팠습니다. 그 아픔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뼈가 부러지거나 살이 찢어져 붉은 피가 보이는 상처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숫자와 그래프로 증명되는 것도 아닌, 보이지 않는 고통이었습니다. 호소할 수 없는 고통만큼 괴로운 것은 그것이 나를 고독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내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김동영
“아픔과 긴장과 공포가 단순히 당신을 괴롭히기만 하려고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당신이 더이상 떠나기만 하는 존재일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면의 목소리입니다. 당신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당신이 더이상 혼자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또다른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당신이 꿈을 좇아 어디론가 떠나더라도 현실을 더 많이 기억해두라고 알려주는 목소리인 겁니다.” 김병수
나는 당신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난 당신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합니다
요즘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는 현대인의 건강 문제로 ‘수면장애’니 ‘과민성 장염’이니 ‘우울증’이니 하는 의학적 용어를 심심찮게 인용한다. 좀더 나아가 상대적으로 노출되기 쉬운 연예인들의 사례를 통해 이제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도 더이상 낯설고 생소하기만 한 단어는 아니다. 그것이 어디가 이상하거나 혹은 나약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라 그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성가시고 불편한 마음의 감기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을 했을까. 예전에는 그런 증상을 자각하더라도 스스로 드러내기를 꺼리고 감추려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문제를 겉으로 드러내고 좀더 적극적으로는 정신과 병원을 찾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수 년 전, 미국 횡단 여행기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를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동영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불청객 ‘공황장애’ 그리고 함께 따라오는 ‘불안’과 ‘우울’의 감정으로 꽤나 오랫동안 아팠다. 건강검진 끝에 우연히 만나게 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 달에 한두 번, 지금까지 그들은 꼬박 칠 년을 만났다. 그리고 그 만남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들은 단순한 치료자와 피치료자의 관계를 넘어서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이 책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환자와 그 환자의 주치의가 공동으로 집필했지만 절대 조울증이나 불면증 그리고 공황장애를 다룬 의학도서로 봐서는 안 된다. 그저 서로 다른 시각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일기 정도가 어울릴 것이다. 그들이 진료실에서는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진솔한 속내를 서로 마주하면서 찾아가는,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보는 것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김동영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함도 아니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증상의 민낯을 가감 없이 공개해 절망감을 주겠다는 것은 더욱이 아니다. 그저 두 사람이 담담하게 스스로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그런 과정이 비단 환자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유의미한 성찰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마음의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의사라고 해서 무조건 씩씩한 것만도 아니며, 환자는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도움이 필요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병수 역시 자신을 찾아온 김동영을 통해 일종의 영감을 얻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으며, 그것은 서로의 유대감을 진료실 밖으로 연장시키는 작은 씨앗이 되었다.
불안과 우울, 슬픔과 외로움을 가지고도
‘괜찮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매일매일 다급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현대인들은 항상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속이 쓰리거나 가슴이 답답해지고, 속마음을 훅 털어놓을 수 있는 나만의 대나무숲을 찾기도 한다. 뾰족한 이유 없이 화가 치밀기도 하고, 가끔은 꼼짝도 하기 싫을 만큼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 초조하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기 쉽지 않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다반수다.
결국 김동영과 김병수가 진료실 밖에서 나누는 이 이야기들은, 병원에서 병명을 진단받은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점으로 통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는 모두 불안하고 우울하며, 슬프고 외롭다. 우리가 이상하고 나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은 원래 태초부터 그렇게 설계되었다. 그러므로 그런 감정들은 살고자 하는 의지와 다름이 아니며, 살아 있음의 반증인 셈이다.
각자 너무도 다른 입장에서 그에 맞는 옷을 입고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불안과 우울, 공황 그 모든 것 너머에 있을 것이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작가 김동영과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
7년간의 대화를 진료실 밖으로 꺼내다
“지난여름 나는 계속 아팠습니다. 그 아픔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뼈가 부러지거나 살이 찢어져 붉은 피가 보이는 상처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숫자와 그래프로 증명되는 것도 아닌, 보이지 않는 고통이었습니다. 호소할 수 없는 고통만큼 괴로운 것은 그것이 나를 고독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내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김동영
“아픔과 긴장과 공포가 단순히 당신을 괴롭히기만 하려고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당신이 더이상 떠나기만 하는 존재일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면의 목소리입니다. 당신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당신이 더이상 혼자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또다른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당신이 꿈을 좇아 어디론가 떠나더라도 현실을 더 많이 기억해두라고 알려주는 목소리인 겁니다.” 김병수
나는 당신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난 당신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합니다
요즘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는 현대인의 건강 문제로 ‘수면장애’니 ‘과민성 장염’이니 ‘우울증’이니 하는 의학적 용어를 심심찮게 인용한다. 좀더 나아가 상대적으로 노출되기 쉬운 연예인들의 사례를 통해 이제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도 더이상 낯설고 생소하기만 한 단어는 아니다. 그것이 어디가 이상하거나 혹은 나약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라 그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성가시고 불편한 마음의 감기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을 했을까. 예전에는 그런 증상을 자각하더라도 스스로 드러내기를 꺼리고 감추려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문제를 겉으로 드러내고 좀더 적극적으로는 정신과 병원을 찾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수 년 전, 미국 횡단 여행기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를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동영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불청객 ‘공황장애’ 그리고 함께 따라오는 ‘불안’과 ‘우울’의 감정으로 꽤나 오랫동안 아팠다. 건강검진 끝에 우연히 만나게 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 달에 한두 번, 지금까지 그들은 꼬박 칠 년을 만났다. 그리고 그 만남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들은 단순한 치료자와 피치료자의 관계를 넘어서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이 책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환자와 그 환자의 주치의가 공동으로 집필했지만 절대 조울증이나 불면증 그리고 공황장애를 다룬 의학도서로 봐서는 안 된다. 그저 서로 다른 시각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일기 정도가 어울릴 것이다. 그들이 진료실에서는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진솔한 속내를 서로 마주하면서 찾아가는,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보는 것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김동영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함도 아니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증상의 민낯을 가감 없이 공개해 절망감을 주겠다는 것은 더욱이 아니다. 그저 두 사람이 담담하게 스스로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그런 과정이 비단 환자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유의미한 성찰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마음의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의사라고 해서 무조건 씩씩한 것만도 아니며, 환자는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도움이 필요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병수 역시 자신을 찾아온 김동영을 통해 일종의 영감을 얻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으며, 그것은 서로의 유대감을 진료실 밖으로 연장시키는 작은 씨앗이 되었다.
불안과 우울, 슬픔과 외로움을 가지고도
‘괜찮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매일매일 다급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현대인들은 항상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속이 쓰리거나 가슴이 답답해지고, 속마음을 훅 털어놓을 수 있는 나만의 대나무숲을 찾기도 한다. 뾰족한 이유 없이 화가 치밀기도 하고, 가끔은 꼼짝도 하기 싫을 만큼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늘 무언가에 쫓기듯 초조하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기 쉽지 않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다반수다.
결국 김동영과 김병수가 진료실 밖에서 나누는 이 이야기들은, 병원에서 병명을 진단받은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점으로 통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는 모두 불안하고 우울하며, 슬프고 외롭다. 우리가 이상하고 나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은 원래 태초부터 그렇게 설계되었다. 그러므로 그런 감정들은 살고자 하는 의지와 다름이 아니며, 살아 있음의 반증인 셈이다.
각자 너무도 다른 입장에서 그에 맞는 옷을 입고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불안과 우울, 공황 그 모든 것 너머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