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완전한 삶 - 엘런 L. 워커 지음, 공보경 옮김/푸른숲 |
그들은 신중하게 삶을 선택했다
아이 없는 삶을 먼저 살아본 사람들의
친절하고도 담담한 안내서
저자는 남편 크리스, 반려견들과 함께 아이 없이 산다. 그녀는 10년 전, 결혼 직후 처음으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자신의 결정에 의문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미 한 번 결혼해 아이가 있는 크리스를 보면서 아무도 자신에게 “엄마”라고 부를 일도 자신의 아이에게 “사랑해, 아들”이라고 말할 일이 없다는 걸 깨닫고. 갑자기 슬픔과 혼란에 빠졌다. 그녀는 몇 주 동안 울고 사색하고 대화하면서 안정을 찾았고 마침내 ‘아이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다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이 없이 사는 사람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동성애인을 둔 마흔세 살 여성 질, 쉰 살의 싱글 여성 재키, 예순 살 남성 아노, 여든아홉의 이혼녀 미리엄 등 다양하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러면서 서로 이런 삶을 살기로 결정하기까지 경험한 갈등과 고민을 진솔하게 나누었다. 그렇게 이 책은 그들과 나눈 이야기에 저자 자신의 경험을 자세하게 다뤄 완성되었다.
저자는 집필 초기 영어로 아이가 없다고 말할 때 사용하는 ‘childless’라는 표현을 썼는데, 소리 내어 말할 때마다 부정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childless’라는 용어에 중요한 무언가를 놓친 상실감이나 슬픔이 깃들어 있다고 느낀 것이다. 그래서 자녀 양육 대신 다른 일에 ‘자유로이’ 에너지를 쏟는 삶을 암시하는 ‘childfree’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 ‘childless’와 달리 ‘childfree’는 동일하게 ‘아이 없는’이란 뜻이지만 마치 ‘아이를 낳지 못한’과 ‘아이로부터 자유로운’의 차이처럼 인생의 선택에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아이 없는 삶을 살게 된 과정을 탐색하면서 우리들의 성격이나 일상생활이 부모가 된 사람들과 얼마나 다른지도 알고 싶었다. 알아보니 우리들은 오른손잡이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왼손잡이들처럼 가족 중심 사회에서 독특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나는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건강한 대처법을 제안하고 싶었다. _엘런 L. 워커
아이 없는 이들은 여전히 여러 편견에 맞서 분투한다. 특히 아이를 갖는 당사자인 여성은 더욱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책 전체를 할애해 ‘아이 없는 여성은 냉정하고 양육에 무관심하다’, ‘아이 없는 여성은 아이들을 싫어한다’, ‘아이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은 이기적이다’, ‘아이 없는 여성은 삶을 지루해하고 공허해한다’, ‘아이 없는 여성들은 내심 아기를 몹시 갖고 싶어 한다’, ‘아이 없는 여성들은 불임이라 그런 거니 평생 슬퍼하며 살아갈 게 분명하다’와 같은 편견에 진지하고 신중하게 답한다.
독자 질 대니얼은 “아이를 낳지 않기로 선택했으나 번민하는 친구에게 권하고 싶어요. 이 책을 읽으면 친구도 본인이 선택한 길을 왜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감탄했고, 또 다른 독자 에린은 “아이 없는 삶을 살면서 제 복잡한 심경을 표현해줄 책을 찾아 수년간 헤맸습니다. 박사님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숨을 쉬는 기분이 들어요”라며 저자에게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