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4

불만이 있어요 - ‘어른들은 너무 제멋대로예요!’

불만이 있어요 - 10점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김정화 옮김/봄나무

‘어른들은 너무 제멋대로예요!’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던지는 돌직구 불만을 들어보세요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유쾌한 신작!


봄나무의 그림책 《불만이 있어요》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지난 8월에 출간되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가 있어요》의 후속작입니다. 국내에서 출간된 책들이 연달아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오르며 인기 작가로 급부상하고 있는 요시타케 신스케의 유쾌한 신작이기도 하지요. 작가는 전작 《이유가 있어요》에서 어른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아이들의 기발한 이유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신작 《불만이 있어요》 역시 미처 어른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솔직담백한 불만들을 들려주지요.
주인공 아이는 어른들의 제멋대로인 행동에 불만이 많습니다. 어른들은 늦게 자면서 왜 아이들에게만 일찍 자라고 하는지, 목욕 시간은 왜 어른들 마음대로 정하는지, 동생이 잘못했는데 왜 나만 혼내는지 등등 아빠에게 쉴 새 없이 불만들을 늘어놓습니다. 그때마다 아빠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능청스럽게 늘어놓지요. 그런데 그 이유가 참 재미있습니다. 아이는 아빠가 말하는 요상한 변명들을 들으면서‘정말일까……?’ 의심하다가도 어느새 믿어 버리고 말아요. 시종일관 불만을 이야기하던 당돌한 아이가 그럴 때면 영락없이 사랑스럽고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지요.
아빠와 딸이 주고받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이 아닌 나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합니다. 이번 책도 혼자보다는 둘이, 특히 아빠와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불만에 공감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떨까요?

“왜 동생이 잘못했는데도 나만 혼내요?”
“‘동생 대신 혼나 주는 착한 누나’가 왕자님한테 아주 인기가
좋다기에 그런 거지.”


주인공 아이는 어른들에게 잔뜩 화가 나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른들은 제멋대로인 데다가 약아 빠졌기 때문이에요. 이 당찬 아이는 오늘은 불만을 다 털어놔야겠다면서 아빠를 찾아가 하나하나 따져 묻기 시작합니다. 어른들은 늦게까지 안 자면서 왜 아이들한테만 자라고 하는지, 왜 동생이 잘못했는데도 나만 혼내는지, 왜 아빠가 신경질 난다고 괜히 나한테까지 화를 내는지……. 아이의 불만은 한동안 이어지지요. 혹시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 어른인 아빠는 아이의 제법 날카로운 질문에 아주 그럴 듯한 ‘뻥’을 늘어놓습니다. 아이들이 일찍 자야 하는 이유는 산타가 보낸 조사원이 일찍 자는 어린이인지, 아닌지 수시로 조사를 나오기 때문이고, 동생이 잘못해도 누나를 혼내는 건 왕자님이 ‘착한 누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네요. 아빠가 신경질이 났을 때는 안절부절 벌레가 따라다니는데 이 녀석을 쫓기 위해 닥치는 대로 화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고요. 이것 말고도 아빠의 능청스러운 대답은 계속됩니다. 그런데 아이는 아빠의 말을 곰곰이 듣다 심각한 얼굴로 한마디를 던집니다. ‘어른들도 참 힘들겠어요.’라고요.

우리 아이들의 시선에 초점을 맞춘,
한국과 일본에서 사랑받는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


요시타케 신스케는 일본에서만 22만 부가 넘게 팔린 첫 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로 화려하게 데뷔를 했습니다. 그는 이 책으로 MOE 그림책방 대상,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을 받기도 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작년부터 그의 책들이 발 빠르게 소개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 《이유가 있어요》는 지난 3월에 출간되어 일본에서만 1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입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춤한 기발한 상상력과 매력 넘치는 그림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사로잡은 책이지요. 이 책은 알라딘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책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는 교보문고 2015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책의 매력은 철저하게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입니다. 사과 하나를 놓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일 때에도, 엄마의 잔소리에 맞선 황당한 이유를 늘어놓을 때에도 또 어른들에게 화가 나 불만을 털어놓을 때에도 그 이야기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책에서는 어른들이 바라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책을 보고 있는 진짜 아이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은 책을 읽는 내내 자기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어른들은 책 속 아이의 모습을 통해 내 아이의 생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나의 이야기를 책에서 만난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는 데 더욱 흥미를 갖게 하지는 않을까요? 그의 다음 책에서는 어떤 아이를 만날 수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